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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4 시의원활동/의정일기

지방채 발행, 순천시에 독이 될 수 있다. 허탈한 하루...

by 동자꽃-김돌 2010. 11. 3.


지난 제153회 순천시의회 1차정례회는 오천택지지구에 대한 지방채 승인안이 부결되었었습니다. 
이로인해 해당 지역 주민의 일부와 관계도 없어보이는 일부 주민들이 의사일정을 방해하고, 심지어 동료의원이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

어제 (11.3) 논란이 되었던 오천택지개발 지방채 승인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임시회에서 지방채 승인안을 다루는 제가 속한 행정자치위원회는 이 지방채에 대해 난상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표결이 있었고, 저는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저의 반대표는 가결을 막지 못하고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지방채 발행을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첫번째 반대이유는 2013년까지 순천시 인구가 7만명 증가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옥천택지지구 개발은 2013년까지 순천시 인구가 7만명이 늘어난다는 인구증가율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인구 증가율은 거의 불가능한 수치라는 것을 공무원들도 시의원들도 모두가 알고 있고, 인정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택지가 개발되는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나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두번째 반대이유는 바로 무분별한 택지개발로 도심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순천에서 운곡지구가 개발되었고, 신대지구는 개발되고 있습니다. 운곡지구도 분양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고, 신대지구는 지켜봐야하는 상황입니다. 

도심내 택지 개발은 지금까지 수차례 지적했던 것처럼, 택지개발이 쉬운지역을 개발하여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초래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다시 오천택지 개발을 위해 지방채까지 발행해 가면서 무분별하게 택지 개발 찬성할 수 없었습니다. . 

세번째 반대의 이유가 바로 진짜 반대한 이유가 됩니다. 이 택지개발은 다름 아닌 2013 정원박람회 당시 임시주차장으로 쓰일 장소로 사실상 정원박람회 사업인데, 자꾸 딴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순천시가 정원박람회 예산을 1055억원이라고 발표했고, 국비확보가 이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는 가운데, 궁여지책으로 택지개발이라는 가면을 씌우고 정원박람회 주변부의 예산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순천시는 아마도 2013년까지 이 택지를 선분양하더라도 정원박람회때까지는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할 것입니다.

순천시가 솔직하게 터놓고 2013 정원박람회의 성공을 위해서 통과시켜야 한다면, 아마도 반대하는 의원들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본래 목적은 뒤로 감추로 억지를 부리고 있기 때문에 반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네번째 반대이유는 순천시의 보상행정의 사업 방식 문제입니다.

택지를 보상함에 있어서 일부를 먼저 보상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보상받지 못한 주민들은 이미 수억원의 보상을 받은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바로 반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반발 심리를 이용해 택지개발의 본래목적은 뒤로 빠진 가운데, 한쪽은 보상을 해주고 다른 한쪽은 보상을 안해줄 수 없지 않느냐며 의회를 압박해 오는 것입니다.

선거를 해야 하는 의원들의 입장에서 민원인의 압박은 쉽게 떨칠 수 있는 단순한 사안이 아닙니다. 사업 추진에 민원인을 앞세우는 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다섯번째 반대이유는 지방채 350억을 발행한다하더라도 보상비가 177억이 더 필요한 가운데 내년 일반회계 예산에 177억을 계상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방채를 발행해서 보상이 완료되면 되는데, 보상비 177억이 더필요한 상황에서 2011년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수많은 집행부의 비기가 숨어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본회의 반대토론 대신 의사진행 발언을 한 저의 무력함을 고백합니다.

저는 어제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의장에게 반대 토론을 할 것임을 주지시켰습니다.
의원간담회를 통해 의회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행정자치위원회가 난상토론 끝에 통과시킨 안을 해당 위원회 위원인 제가 반대토론을 전개하는 것은 의회주의를 거스르는 일이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또 제가 반대 토론을 진행한다고 해도 이 승인안의 가결에는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반대토론이 아닌 의사진행발언을 위해 단상위에 섰습니다.

시의원이라는 위치가 이렇게 무겁게 느껴진 적이 없었습니다.
발언을 하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무력함까지 느꼈습니다. 


그리고 결국 지방채 발행안은 통과가 되었습니다. 

마음껏 저를 비난하고 비판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 비난과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순천시 지방채 발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정원박람회로 100억, 저류지 사업으로 200억이 이미 계획되어 있습니다. 물론 실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 빚을 내야 한다는 계획은 수립하고 있습니다. 정원박람회로는 지방채를 발행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 해놓고 지방채 발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이중적 태도를 어떻게 이해야 하는 것입니까?

재정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순천시의 지방채 발행 남발은 분명 독이 되어 돌아와 시민들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음을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성공적인 정원박람회를 위해 지방채를 발행해야합니까? 
빚을 내가면서까지 이렇게 추진해야 하는 것이 옳습니까? 
우리시 재정여건에 맞추어 추진하면 안되는 것입니까? 

제 6대 의회는 지방채 발행 의회라는 불명예를 짊어질지도 모릅니다. 지방채 발행이후 상환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누군가는 고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모든 질문에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의회내에서 온 몸으로 막지 못한 저는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마음껏 비난해 주십시요. 

그래야 저의 전투력도 강해지고, 다시는 이런일이 없을 테니까요...

씁쓸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