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공원 때문에 어르신들의 밥상이 밀려나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지난 28일 걱정스런 마음으로 조곡동 경로복지식당엘 들렀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르신들을 맞이하게 위해 조곡동 부녀회 오태례 회장님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점심준비를 하고 있었답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28일 태풍이 순천을 강타한 날에도 복지식당은 여느날과 같이 문을 열었습니다.
순천시 조곡동 철도운동장에 위치한 경로복지 식당 하루 이용자는 140여명, 일요일을 제외하고 302일 문을 열고 있습니다. 저소득 영세노인과 무자녀 무연고로 점심을 거르거나 결식이 잦은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고, 노인 복지법에 따른 무료 경로식당으로 순천시가 인정하는 무료급식소다. 2000년 한 개인이 가건물을 세우고 운영하던 곳을 2004년부터는 순천YWCA가 위탁받으면서 건강진단, 문화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결합되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자 학생, 시민, 공공기관, 기업의 자원봉사가 활성화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위탁단체도, 순천시도 그리고 이용하는 어르신들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운영비는 순천시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오로지 재료비(1인당 2,300원)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어서 빠듯하고, 부족한 부분은 기업이나 단체의 후원물품으로 채우지만 경기가 나빠진 이후로 이 마저도 대폭 줄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복지식당이 운영 중단 위기에 빠졌습니다.
올해 복지식당이 위치한 철도운동장이 순천시 소유가 되면서 최근 체육공원 계획을 준비하면서 스포츠 체육과의 의견 제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1일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었고, 취임과 동시에 철도운동장 내에 히딩크 재단 드림필드 조성을 시사했고, 지난 5월 히딩크 감독이 순천을 방문하여 직접 행사에도 참여를 했었습니다. 공무원들이 새로 당선된 순천시장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드림필드 조성 사업이 시장의 주요 관심 사업이라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몇가지를 간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체육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할 때 복지식당 담당인 여성가족과는 이전을 위한 대체 부지를 마련하거나 증축에 관한 계획도 준비했어야 하나 그렇지 못했고, 스포츠체육과는 시장 역점사업을 급하게 추진하면서 노인 복지 문제를 간과한 것입니다. 두 부서 사이의 의견이 조율되지 못한 전형적인 캐비넷 행정, 칸막이 행정의 모습입니다. 체육공원이 조성되면 가건물의 식당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경로복지를 실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행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순천시가 농촌지역의 마을회관 급식을 계획하고 있고, 노인복지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마당에 하루 빨리 여성가족과, 스포츠체육과, 위탁운영 관계자들이 한자리 모여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행정이 망설이고 주저하면 시민들은 불안해합니다.
복지식당은 경제적 여건으로,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결식이 우려되는 어르신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 점심을 계기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는 정이 넘치는 공간이고, 학생과 시민의 자원봉사가 활성화되고 있는 노인복지의 수범 사례 지역입니다. 운영을 중단할 이유가 없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순천시가 풀뿌리 지역 노인 복지의 산실인 복지식당 관계자와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분리행정보다는 결합행정으로 빠른 시간 내에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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