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여수MBC노동조합(위원장 박광수)이 파업 100일 맞아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미안하게도 어제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파업을 통해 그들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게되었다는 고백은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공정방송 MBC를 위해 최장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무거운 어깨에 이제 국민들과 시민들의 힘을 실어야 할 때입니다.
김재철 사장 검찰 수사와 공정보도와 방송 쟁취를 위해 그들의 파업과 진정성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응원합니다.
지방의원 연수차 함께 참여하지 못한 미안합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입니다.
[기자회견문]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여수지부 파업100일을 맞이하여
사랑하고 존경하는 전남동부 지역민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MBC 노동조합 여수지부 조합원들이 방송현장을 떠난 지 오늘로 꼭 백일이 됐습니다. 꽃샘추위가 유독 기승을 부리던 날 여수시청 정문에 자리를 잡고 파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갖은 게 엊그제 같은 데 어느덧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는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을 것라고 처음부터 각오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과 그 수족들을 몰아내고 공정방송을 되살리는 길이 이렇게 힘들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떠나버린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는 데는, 실망을 드렸던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걸 아프게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들의 손에는 아직도 카메라와 마이크 대신 전단지와 서명용지가 들려 있습니다. 이 종이 뭉치를 들고 지난 100일 동안 저희들은 시민 여러분께 매달렸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잘 못했다고, 이젠 정말 잘 하겠다’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불의한 정권의 언론장악을 막아내고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많은 시민들께서 뜨거운 지지로, 때로는 따가운 질책으로 답해주셨습니다. 그때 마다 저희는 가슴 아팠습니다. 왜 진작 이렇게 시민들의 곁에 서 있지 못했는지 죄송스러웠습니다. 불황에 허덕이는 거리의 노점상들, 장바구니가 날로 가벼워지는 서민들, 노동자와 농민들이 얼마나 저희와의 소통을 원해 왔었는지 이제야 깨닫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버텨야 했습니다. 버틸 수 있었습니다. 김재철의 악랄한 탄압과 정부 여당의 차가운 외면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물러서면 더 큰 죄를 짓는 것임을 시민 여러분께서 일깨워 주셨기 때문입니다. 공정방송을 다시 세우겠다는 저희들의 약속과 다짐을 거짓으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파업을 지켜보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승리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매일매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깁니다.
서울 MBC 파업 142일, 지방 MBC 파업 100일, MBC 노조는 지금 날마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창사 이래 최장기 파업이라는 물리적 숫자만이 아닙니다. 파업이 하루하루를 더해 가면서 정권의 언론장악이 얼마나 큰 폐해를 낳고 있는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김재철의 부도덕함과 파렴치함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 지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노조에 대한 탄압도 날마다 악랄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불의에 맞서는 저희의 싸움은 그 하루 하루가 MBC의 역사입니다.
저희 노조는 최장기 파업을 몇 곱절 거듭해서라도 이 땅의 언론과 민주주의의 역사에 거침없이 한 줄 한 줄을 보태려 합니다. 정의와 자유, 진실을 위해 싸워왔던 저항의 대오에 부끄럼없이 서고자 합니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습니다. 김재철과 그 수족들이 휘두르는 해고와 징계의 칼바람도 두렵지 않습니다. 노조 지도부를 구속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검찰, 유례없는 언론 파업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정부여당도 이젠 측은해 보입니다. 석달 넘는 무노동무임금에 애써 웃음 짓는 가족들의 노곤함도 저희는 눈 질끈 감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언론장악을 깨부수고 공정방송을 복원하는 일이야 말로 지금 저희 MBC 구성원들이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지역민과 언론 동지 여러분! 파업 100일을 맞은 오늘, 마지막으로 처절한 반성의 큰절을 올립니다. 더욱 처절한 투쟁의 현장에 섰던 여수산단, 광양 철강산단의 노동형제들에게 그동안 우리 스스로도 제 역할을 못했습니다. 지역의 척박한 언론환경에 해야 할 기간 방송 노동자의 역할을 애써 모른채 해 왔습니다. 그래서 지난 100일 보여준 당신들의 묵묵한 도움은 ‘힘내라’는 천 마디 말보다 더 무거운 명령으로 다가옵니다. 저희 노조는 이번 싸움을 승리의 역사로 기록하겠습니다. 언론장악과 낙하산 사장에 맞서 방송 독립을 반드시 쟁취해 승리의 깃발을 들고 국민 여러분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것이 파업 100일을 견뎌내 주신 국민들, 그리고 지역민 여러분들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2012년 6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여수지부 |
공정방송을 위한 여수MBC 노조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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