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표 없다고 무시하나요?
기사입력시간 [239호] 2012.04.20 09:52:00 조회수 5135
<매월 한차례 시사인 '풀뿌리 수첩'에 자치와 소통에 관한 내용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버겁고 힘들지만 마을과 주민에 관심 갖는 정통시사주간지 시사인의 마음이 너무 고맙고, 좋은 가정이 좋은 골목을 만들고, 좋은 골목이 좋은 마을을 만들고, 좋은 마을이 좋은 지역을 만들고, 좋은 지역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고 믿기에 글쓰기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김석 (통합진보당 전남 순천시의회 의원, www.kimdol.net)
선거 때마다 청소년 공약은 사각지대다. 청소년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시립 주말 프로그램, 스포츠 리그 등을 제안해본다. |
4·11 총선 그리고 시장 보궐선거로 순천 지역도 열기가 뜨겁다. 전직 시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하는 바람에 순천은 국회의원과 시장을 동시에 뽑는 선거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많은 정책이 쏟아지는 중이다.
그럼에도 청소년 공약은 2% 부족해 보인다. 선거 때마다 청소년 정책과 공약은 사각지대나 다름없었다. 아마도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투표 연령을 18세나 19세 이하로 낮추게 된다면 청소년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공약을 남발(?)했을 텐데 아쉽다.
“무슨 사건만 터지면 게임 때문이래요” “주5일 수업, 갈 곳이 없어요” “학교 운동장은 주말에 조기축구회가 다 차지해버려요” “고민 털어놓을 곳이 없어요” “음악공부 할 곳이 없어요” “과외비가 너무 많이 들어요. 엄마한테 미안해요” “폭력보다 왕따가 더 심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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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제공 순천시가 주관한 청소년 행사. 주5일 수업에 맞춘 청소년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
필자가 사는 덕연동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하소연이다. 딱히 현장에서 해결할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올해부터 주5일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하지만 학교대로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이고, 전체 학교가 추진하다보니 외부 강사를 구하기도 어렵다. 아이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곳도 있다.
학교별 상담교사 지원 시급
필자가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아 후보자들에게 제안해볼까 한다. 먼저, 청소년 커뮤니티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어른들이 만들어준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가고 싶고, 만들고 싶은 공간이 필요하다. 저녁 7시면 문을 닫고, 주말이면 문을 닫는 시설이 아니라 청소년 스스로 운영 주체가 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말한다. 하드웨어는 지자체가 만들고,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이 선택하거나 창조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일정 공간을 플레이 파크로 지정하고, 필요한 설치물과 도구를 갖추어 각각의 청소년 커뮤니티(친구·동아리·반·동호회 등)가 마음껏 만들고 놀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두 번째, 시립 주5일 프로그램을 부탁한다. 순천시가 주관하면 매 주말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도시는 시끌벅적하게 될 것이다. 여행, 체험, 외국어, 음악, 미술, 독서, 놀이, 게임, 봉사, 공공디자인, 방송국 운영, 공연연출, 인문학 강좌, 연극, 영화, 나눔장터 등 지자체 주관 아래 놀이와 교육이 함께 어우러진 활동이 곳곳에서 이루어진다면 청소년은 물론 학부모들의 걱정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 시립 주말 프로그램 중에 스포츠(축구·야구·농구 등) 리그를 운영하면 어떨까? 청소년들은 의외로 축구와 야구를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주말이면 동호인들이 학교 운동장을 차지하고 있어서 운동할 기회를 얻지 못하곤 한다는 것이다. 주말마다 축구와 야구, 농구 등 청소년에게 가장 인기 있는 종목으로 주말 리그제를 운영한다면 응원과 운동이 결합되면서 청소년들의 체력 증진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지 않을까?
네 번째, 학교 내에 문화·예술 교육을 특화하자는 것이다. 최근 케이팝 열풍으로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러나 음악과 미술을 전공하는 청소년들의 과외비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 만큼 지자체 주관하에 주말 또는 방학을 이용해 전문가들의 원포인트 레슨이 가능하도록 음악캠프, 미술캠프, 성악캠프, 록캠프를 열면 어떨지. 물론 입시용 과외를 하자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다섯 번째, 학교별로 상담교사 지원을 부탁한다. 최근 학교 폭력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아이들의 고민을 직접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 다행히 순천시의 경우 청소년 상담센터가 있으니, 이 센터와 연결이 되도록 각 학교에 상담교사를 상주시키고 인건비와 학생 복지상담실 운영비를 시가 지원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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