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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선거참여 일기/2010 우리 부부가 만드는 정책

셋째 아이 낳고 싶은 시의원 후보의 하소연

by 동자꽃-김돌 2010. 5. 3.

함께만드는 공약⑤ / 우리 부부가 만드는 지방선거 정책 ②

우리 아내의 별명은 신궁(신이 내려준 아기집)입니다.. 첫째를 1시간 만에, 둘째는 20분만에 큰 고통없이 출산해서 생긴 별명입니다.  둘다 아들입니다.

우리 아내와 6개월 둘째, 그리고 4살 첫째
신궁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우리 아들만 둘인데 세째는 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안될까요? 어른들이 아들 키워봐야, 나중에 장가 가면, 하나 소용없다네, 그리고 여보도 아들 둘이면 외롭지 않겠어요?”

아내가 설겆이를 하다말고 대답합니다. 
“좋긴 한데, 우리 사는 형편에 무슨...그리고 애를 봐줄 사람도 없고...” 말끝이 흐립니다. 셋째를 갖는 것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걱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아내의 언성이 높아집니다. “여보, 우리 통장 잔고가 얼만 줄 알아요? 한 달 들어가는 돈이 얼만지는 알아요? 둘째 낳으면서 그나마 조금씩 부어가던 적금도 깼어요, 그리고 셋째는 엄마가 더 이상 봐주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여보 참읍시다. 그리고 가능하면 묶는 수술 하는 것이 좋겠어요”

내가 생각이 짧았나 봅니다. 아내는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분유값, 기저귀값, 교육비 등을 생각하면 아내 말처럼 우리 수입으로는 세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여보, '엄마'라는 사람에게 너무 큰 희생을 강요하지 마세요. 당신이 아이를 봐주기는 하지만 아이가 아프거나 우리 부부가 함께 늦을 경우 대부분 일정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엄마쪽이잖아요. 젖먹이때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후에도 육아 책임은 엄마라는 인식은 그대로인 것이 사실이잖아요. 육아, 직장맘에게는 정말 쉽지 않아요”

YWCA에서 일하는 아내는 내친김에 남편 기를 팍팍 죽입니다.

“얼마전 인터넷 뉴스를 보니까. 프랑스의 경우는 육아 문제를 두고 가족문제로 보지 않고,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본데요. 재정적 지원과 공공탁아시설 운영은 기본이고 아이의 육아를 맡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교육도 책임진데요”

아내말이 맞습니다.

정부가 저출산을 걱정한다며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직장맘의 걱정거리를 해소해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치단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육아를 책임지는...'와 같은 공약들과 구호가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겉포장만 그럴싸한 정책이 아니라, 사회가 아이를 길러낸다는 인식의 변화를 시작으로 책임성 높은 속이 꽉 찬 정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노력과 토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뼈 있는 말을 합니다.
“여보, 사실 나도 셋째 가지고 싶거든요. 근데 지금 이 사회에서 출산을 강요하는 것은 직장맘들에게는 폭력이에요. 당신 이번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니까, 한번 아이 낳기 편한 도시 만들기 이런 정책 한번 추진해 보시죠? 그렇다면  이 신궁이 셋째 아이 출산을 한번 고려해 보지요 뭐”

딸아이를 낳고 싶은 한 가장의 고민, 그리고 출산이 썩 편치 않은 모든 엄마들의 고민, 이번 선거에서 저는 어떤 정책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아젠다 중에 하나가 바로 육아와 보육정책인 것 같습니다.
정책도 정책이겠지만, 육아 문제를 여성이나 가족의 문제에서 사회 문제로 인식하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제가 YMCA 있었던 경험 그리고 아내의 제안과 직장맘들의 의견을 수렴해 몇가지 정책을 적어봅니다.  
■ 임신 및 출산
○ 순천시 주관 임산부 학교 (요가, 교육, 출산물품 돌려쓰기 등) 개설
○ 출산 후 산모도우미 서비스 확산
○ 저소득층 산모도우미 서비스 확대, 산후 조리실 이용 비용 지급
○ 공공 산후 조리원 개설을 위한 제도 개선 

■ 육아 및 보육
○ 육아 물품 교환 및 지원 센터
○ 아이돌보미 센터 (아이돌봄 서비스 및 돌보미 교육 센터)
○ 아이돌보미 서비스 사업 확대
○ 맞벌이 및 직장맘을 위한 회원제 탁아방 (아가야 센터) 개설
○ 할머니 할아버지 육아 학교 (육아에 대한 세대차이 극복)
○ 공공 보육시설 확충과 야간 보육 시설 확대
○ 영유아 보육시설 친환경 무상 급식 지원
○ 삐뽀 삐뽀 114 운영(육아 및 보육에 대한 궁금증 해소를 위한 상담전화 운영)

제안한 센터라는 것이 큰 덩치의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규모는 작더라도  실속이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제도보다는 우선 사람에 대한 믿음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는 고민입니다.  즉 산모도우미, 아이 돌보미, 보육 교사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이용자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육아 및 보육에 대한 궁금증은 전문가를 포함해 경험있는 엄마들의 참여가 있으면 될 것같고, 임산부 학교와 할머니 할아버지 육아학교는 전문가들의 자원봉사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육아물품 교환 및 지원센터는 아파트별로 운영해도 엄마들의 중요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공공 산후조리원, 공공보육시설, 아이돌보미센터, 아가야 센터는 규모가 있기는 하겠지만 순천시 예산을 들여다 보고, 또 정부의 지원을 잘 받으면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분의 더 좋은 생각을 댓글로 적어 주시기 바랍니다.

2010/04/08 - [함께 만드는 약속/우리 부부가 만드는 정책] - 두 아이의 아빠, 엄마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