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무진 CINEMA MUJIN순천-영화 연구
70년대 순천에서 촬영된 두 편의 한국영화 발굴 !!! 1974년 조문진 감독 <황홀> 원작 : 김승옥 <무진기행> 1978년 조문진 감독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원작: 주요섭 2013년 7월, 뜨거운 외출이 시작됩니다.
공식상영회 기간 : 2013년 7월 24일(수)~7월 27일(토) *아래 상영일정표 확인 상영회 장소 :@원조곡경로당 @상상문화발전소1839(카페 후두둑) @주영갤러리(카페 꽃길) 기획 및 연구 : 예술공간 돈키호테 후원 : 순천시 협력 : 상상문화발전소1839, 원조곡경로당, 주영갤러리, 순천시 영상미디어센터 두드림 자료제공 : 한국영상자료원
 ............................................................................................................................................................................... 시네마무진(CINEMA MUJIN)
1.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고 나의 청각이 문득 외부로 향하면 무자비하게 쏟아져들어오는 소음에 비틀거릴 때거나, 밤 늦게 신당동(神堂洞) 집 앞의 포장된 골목을 자동차로 올라갈 때, 나는 물이 가득한 강물이 흐르고 잔디로 덮인 방죽이 시오리 밖의 바닷가까지 뻗어 나가 있고 작은 숲이 있고 다리가 많고 골목이 많고 흙담이 많고 높은 포플러가 에워싼 운동장을 가진 학교들이 있고 바닷가에서 주워 온 까만 자갈이 깔린 뜰을 가진 사무소들이 있고 대로 만든 와상(臥床)이 밤거리에 나앉아 있는 시골을 생각했고 그것은 무진이었다. 문득 한적이 그리울 때도 나는 무진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럴 때의 무진은 내가 관념 속에서 그리고 있는 어느 아늑한 장소일 뿐이지 거기엔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았다.” - 김승옥, <무진기행> (1964) 중에서
2. 글쎄 왜 여기까지 왔는지 되짚어 보면 한 영화를 추적하는 과정이었다. 1978년 순천에서 촬영된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우리는 1974년 <황홀>을 찾아냈고, 1964년 <무진기행>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이었다. … 애초에 영화의 제작과 관련한 인물들에 관해서는 우리가 접근하는 주제와 거리를 두었다. 조문진도 김승옥도. 그런데 계속 우리는 이 두 인물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뭔지 모를 ‘안개’속 풍경을 말해줄 것만 같으니 말이다. (2013년 6월 27일_순천-영화 연구 노트 중에서)
3. 60년대의 감성을 대표했던 소설가 김승옥의 성장지였던 순천은 그의 작품 『무진기행』에서 ‘책임도 없고 무책임도 없는’ 안개-소설 속에서 이 고장의 명산물이라고 말했던-에 쌓인 무진읍으로 등장한다. 지금의 순천 시내를 걷노라면 나는 마치 김승옥의 무진읍 어디쯤을 걷고 있다는 것을 상상할 때가 있다. 그의 소설을 읽고, 조문진 감독의 영화 <황홀>을 보고 순천 원도심을 무작정 헤매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동천위에 떠 있는 듯한 죽도봉의 팔각정(강남정)에 오르면 파노라마처럼 순천을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아마도 무진의 안개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욕망과 상실감이 뒤범벅이 된…현재 우리의 모습들을. (2013년 6월 21일_순천-영화 연구 노트 중에서)
두 편의 순천영화를 통해 안개에 휩싸인 기억상실의 도시 무진을 산책해보자 !!!
시네마 무진 트레일러 from donquixote on Vimeo.
예술공간 돈키호테는 2009년에 박혜강, 이명훈 두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예술공간으로 예술의 동시대성(현재적 미학)과 지역의 장소성(흔적의 미학)을 연구하면서 예술가들과의 교류, 공연, 상영회, 세미나, 교육, 출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공간입니다. 2013 순천-영화 연구는 영화를 통해 순천을, 순천의 현재의 모습을 통해 영화를 분석하는 기획으로 도시에 대한 기억상실의 문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황 홀> 감독 : 조문진 배우 : 윤정희, 남궁원, 신구 원작, 각색 : 김승옥 <무진기행> (1964) 제작 : 우성사 (1974년 칼라필름) 상영 : 90분_VHS 상영일/장소 : 7월 25일(상상문화발전소1839), 7월26일(주영갤러리) 저녁 7시부터 60년대 한국 문학을 대표했던 순천출신 소설가 김승옥의 64년 단편소설 <무진기행>을 두 번째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 속 무진읍은 순천일대를 배경으로 작가가 창조한 허구의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67년 김수용 감독이 <안개>라는 작품을 김포일대에서 촬영했던 것보다 순천일대에서 촬영된 조문진 감독의 영화 속 공간, 장소성이 훨씬 원작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가능하다면 64년 원작 소설을 (다시) 읽고, 이 영화를 감상한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다. 영화 속에 김승옥과 이장호 감독이 까메오로 잠깐 출현한다. 잠깐의 출현이지만 두 사람의 청년시절의 얼굴을 찾아보는 것도 깨알같은 재미일 것이다. 이 영화는 순천 일대에서 올로케로 촬영되었기 때문에 영화가 결국 1974년 순천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배경이나 장소를 중심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당시의 순천 시내의 풍경은 물론 금곡동과 둑실마을, 조곡교(동천다리)와 동천제방, 순천만 등의 풍경이 연이어 등장한다. 영화의 배경이 어디인지 찾아보는 것도 영화감상의 또 다른 재미일 것이다. 당시 영화의 흥행을 염두해서인지 남궁원과 윤정희의 배드신이 파격적이고 그 분량이 많은 편이다. 윤정희, 남궁원 두 배우의 전성기 때의 연기, 의상, 목소리 더빙은 당시의 대중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돈키호테는 이 영화를 비디오테이프(VHS)로 발굴할 수 있었다. 이번 상영회는 74년 개봉 이후 약 40여년 만의 재개봉이라 할 수 있다.
<사랑방손님과 어머니> 감독 : 조문진 배우 : 방희, 하명중, 김상순, 도금봉, 박정자, 이효정 원작 : 주요섭 <사랑손님과 어머니> (1935) 제작 : 연방영화사 (1978년 칼라필름) 상영 :95분_16mm 필름 상영일/장소 : 7월 24일(원조곡경로당) 저녁6시부터, 7월27일(주영갤러리) 저녁 7시부터 1935년 주요섭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1961년 신상옥 감독의 흑백영화로 우리에게 더 알려져있다. 조문진 감독은 74년 <황홀> 촬영 이후 두 번째 순천에서 이 작품을 촬영했다. 영화의 주요 공간으로 조곡동 둑실마을에 위치한 김부자집과 마을뒷산(양박등)이 등장한다. 영화의 필름 일부(1/3)가 훼손되어 영화 전체를 온전하게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영화 발굴을 통해 확인되어 안타깝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일부이지만 16mm 필름을 영사기로 상영하는 만큼 옛 극장의 추억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를 이어주고자 하는 어린 옥희의 연기와 화법이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이 영화는 당시 극장계가 한국영화보다는 외화상영을 더 선호했던 관계로 불운하게도 재개봉관에서 개봉을 해야 했다고 한다. 순천에서 이 영화가 개봉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80년대 초에 TV를 통해 이 영화가 방영된 적이 있으나 현재 이 영화는 다시볼 수 있는 접근성이 쉽지않다. 이번 상영회를 위해서 예술공간 돈키호테는 한국영상자료원에 보관되어 있는 16mm필름을 일시적으로 대여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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